황야와 콧수염과 바텐더와 AT&T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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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신문에 관한 이야기하기
- 이봐 죠 중사. 어째서 이 신문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들을 기사로 작성하는 겐가?

- 간단한 이유지. 기사에 저작권을 붙여 결국 사회 전반의 모든 상식에 소유권을 주장하겠다는 뜻이거든.
  그리고 죠 중사라고 부르지마.






....여전히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2년전에 생각해둔 신문에 관한 이야기들을 지금 써먹지 않으면 앞으로도 영영 쓸 기회가 없을듯 하여 적습니다.
by Tanzwut | 2007/11/23 12:06 | 잡담록 | 트랙백 | 덧글(3)
설득력 있는 법적 근거를 이용하기

장자가 생전에 초안을 잡-았다고 강력하게 그 후학들에 의해 주장되어지는-은 장자의 외물편에는 한 인물이 나온다. 이 양반은 죽은 사람들이 입을 망치로 부수고 그들이 머금고 있는 구슬을 취하고 있는데, 이때 자기가 하고 있는 행위의 근거를 시례(詩禮)에서 찾고 있다. (그 근거로 들었던 이야기는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아 적어두지 못하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장자가 했을리는 없고, 아마도 그 후학들이 당시 유교와 도교간의 파워게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추가한 내용이 아닐까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위클리 월드 뉴스 식의 '외계인이 나타났다'라는 류의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가 아닌 최소한 김대중 칼럼 정도의 어딘가 모델이 되는 사안에 자신들의 악의에 찬 외곡을 가한 것 정도가 아닌가 싶다. 아마도 최소한 자신의 이익이나 욕심을 위해 이런 저런 대의명분을 내세운 유생들이 있었다라는 것은 사실이었을 게다.

아무려나 얼마전 철지난 신문을 보다보니 이런저런 멋들어진 근거를 잔뜩 내세운 명판결을 읽게 되었다. 법에 명시된 당당정정하고 공평무사한 이야기들에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열심히 발췌하여 유전무죄라는 원칙을 세계 만방에 천명한 일군의 판사들이 그런 업적을 이루었다고 하는데, 이 엄숙하고 근엄한 양반들이 판결의 승복을 강요하며 내려치는 의사봉이란 어쩌면 무덤가에서 시를 읊으며 시체의 턱을 부수는 용도의 망치와 비슷한 물건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한국의 법정에는 의사봉이 있던가 없던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럼에도 시의성이라는 것이 있는 이야기인듯 하여 지우지는 않을 생각.



격조하셨습니다. 외유를 떠나있습니다만 문득 시상에 취해 끄적여봅니다. 언제 농담을 다시 할 수 있을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by Tanzwut | 2007/09/20 12:37 | 잡담록 | 트랙백 | 덧글(3)
말년에 훈련을 빠지는 방법

8일 말년 병장 이덕형이 차자(箚子)를 올렸는데, 내용은 이러하다. (주1)

“아뢰옵니다. 지난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 무렵부터 병이 거듭 생기어 기증, 현기증, 담궐등 여러 증세가 잇달아 일어나서 애써 작업할 때마다 신음하는 소리가 입에서 끊이지 아니하여 동료 전우들이 가엾이 여겨왔는데, 이달 초이튿날 밤 곽란증이 몹시 중하여 밤새도록 토하고 싸고 해서 약을 먹고 쓰러져 누웠습니다. 소명(召命)이 내렸어도 집합할 수 없어 상소를 올려 쉬었습니다. 지난 밤 또 담궐 기운이 치밀어 육맥(六脈)이 막히고 정신을 잃어 거의 인사불성이 되었습니다.

생각하옵건데, 부대 일이 바야흐로 위급한 때에 신이 병으로 훈련을 빠지고, 또 비상시에 선임병이 해야 할 일이 있어도 몸을 이끌고 나아갈 수 없으니, 죄가 커서 죽을 바를 모르겠습니다. 외진을 보내주시어 진찰을 받게 하고 귀한 약을 내려 주시오니, 신이 더욱 감읍하여 무어라 아뢸 말씀이 없습니다. 이런 생각이 날 때마다 저절로 눈물이 흐를 뿐입니다.

일찍이 전 중대장 때에 선임병이 하늘을 속여 유격을 빠진 변고가 있으므로, 양걸과 유박이 옥사를 밝히려고 역적을 잇달아 영창을 보낸 것은 온 부대가 모두 그 원통함을 알건마는 입을 다물고 한 마디도 말하는 사림이 없었는데, 신이 사사로운 혐의를 피하지 않고 차자를 올려 그 실정을 아뢰었더니, 중대장님의 성명하심으로 말미암아 큰 꾸지람을 면하였으나 신을 노엽게 여겨 배척하고 욕하는 자가 많았습니다. 큰 훈련을 앞둔 시기에 신이 휴가를 청하는 것은 부대에 있는 사람들에 누가 될 것을 안타까이 여겼기 때문입니다. 어찌 화복을 생각해서 참된 마음을 속이겠습니까?”

중대장답은 이러하다.

“부대의 위급함이 전달보다 더 심함이 있으니, 어리석고 어린 사람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더욱 민망할 뿐이오. 이제 차자의 사연을 들어보니, 경의 부대를 근심하는 정성이 보통보다 뛰어났음을 알고 매우 감동하며, 두려워하는 바이오. 법을 지키고 은혜를 보전하여 어그러짐이 없다는 경의 의견은 그러하지마는 전술훈련평가를 앞두고 휴가를 쓰는 것은 옳지 못하오. 이번 달 훈련 계획을 미리 말하지 않은 것은 내가 어둡고 부덕한 소치였으며, 실로 전고에 없던 변이니, 부끄럽고 통분함을 어찌 다 말하겠소. 내가 부덕한 사람으로 신민 위에 있어서 신(神)과 사람에게 죄를 지어 변고가 자주 생기니, 지휘관 노릇하는 즐거움이 없고 위태롭고 두려워서 휴식할 곳을 모르겠소. 그러니 고참된 사람이 자신의 일을 생각하는 것을 어찌 깊이 책망할 수 있겠소. 나의 소견이 이러하니, 말로써 뜻을 해치지 마시오. 경은 안심하고 당분간 열외하여 몸을 회복하고 훈련을 참가하도록 하오.”

다음날. 분대장 병장 최유원이 아래와 같이 아뢰었다.

“신이 지극히 어리석고 비루한 자질로 성대(聖代)를 만나 사사로 천지와 우로(雨露)의 은혜를 지나치게 입사와 항상 부대 일에 죽고자 하오며 구구하게 전우를 사랑하는 정성이 옛사람만 못지않다고 여겼습니다. 노둔한 재주를 다하여 한 번 성은에 보답하여 우리 전하께서 신을 알아보시고 대접해 주시는 은혜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경경(耿耿)한 일편단심이 평소 가슴 속에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대장 자리를 더럽히고 있은 지 이미 세 달이 지났는데 다만 동료들의 뒤를 따랐을 뿐, 털끝만큼도 힘을 바치지 못하여 신은 항상 부끄럽고 두려워 몸 둘 곳이 없었습니다.

오늘 결산 자리에서 이병장의 청원 휴가의 일을 말하는 이가 있었사오나, 신의 의견으로는 인륜의 큰 변고를 처리하는 것이니 이는 실로 중대한일입니다. 참으로 잘 처리하지 않으면 장차 천하 후세의 비판을 가져올 것이므로 감히 쉽사리 처리하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의당 사정을 잘 살피시고 이덕형의 휴가를 보내주시어 우리 중대장을 요순(堯舜)이 되게 해야 생각 한다고 합니다. 추요(芻蕘)의 말이라도 반드시 가려서 듣는 것은 성인이 숭상하는 바요, 사정에 가려 말을 듣지 않는 것을 옛 현인은 경계하였습니다.(주2) 신의 고루한 소견은 이러하므로 사세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찬동하기 어려우니, 명하여 신을 파직하소서.”

중대장 답은 이러하다.

“이병장의 일에 대하여는 내가 그 청원의 이유를 들었으나 찬동하지 못하였다. 정조와 윤인등이 비록 과격한 말이 있었지마는, 네가 어찌 감히 이를 청하느냐? 부대에서 스스로 처분이 있을 것이니, 함부로 말하지 말라.”

모일 지원과의 인사계원들 조경기등의 상소는 이러하다.

“신들은 듣자옵건대, 맹자에, ‘요순(堯舜)의 도리가 아니면 하늘 앞에 감히 아뢰지 못한다’ 하엿습니다. 고금 천하에 칭송할 만한 밝고 어진 지휘관이 어찌 한정이 있겠습니까마는, 반드시 요순을 말하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지휘관이 요순의 도리로써 스스로 처신하지 못하는 것은 상관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요, 부하가 요순의 도리로서 상관을 인도하지 못하는 것은 부하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금 부대의 운수가 불행하여 잇달아 검열을 만나고 예정되지 않은 훈련의 지시가 자꾸 내려옵니다. 전하께서 비록 훈련의 중함은 대론의 중함일지라도 천륜에 비할 바 없으니, 이덕형의 청원휴가를 보내주시지 않으면 삼강(三綱)이 없어지고 구법(九法)이 파괴되며,(주3) 예악(禮樂)이 무너지고 인심이 흉흉해질 것이니, 얼마 안 가서 위태해지지 않겠습니까?

신들이 바라옵건대, 이덕형의 딱한 사정을 살피시어 청원휴가를 보내주시고, 남은 선임병들로 하여금 훈련에 나가게 하신다면 의와 같은 병사들은 스스로 전술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사옵니다.

우순 임금이 불행하여 완악한 아버지와 어리석은 그의 어머니는 항상 순을 죽이려고 우물을 파라, 곳간을 날라라 하여 위태한 경우가 극도에 달하였으나, 부르짖어 울면서 자신을 원망하고 부모님을 사모하였으며, 부모님에게 잘못도니 곳이 있다고 보지는 않았으니, 이는 진실로 부모가 설령 자애를 베출지 않더라도, 자식으로서는 효도를 않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춘추의 의리에는 자식이 어머니를 원수로 여기는 법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하니 진실한 효의 중함이 어찌 간격이 있을 수 있습니까?

이제 바야흐로 정으로 부대를 다스리시어 점차로 교화될 가망이 있는데, 어찌 이덕형의 효를 내치시려 하십니까. 지금 하실 일은 순임금의 덕화를 받아 효도로써 화합하게 하되, 간단없이 하여 남은 사람들로 하여금 훈련에 나가 충성을 다하여 나라의 은혜의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하게 하시는 것이 우매한 신들이 바라는 바입니다. 그의 청원 사유가 명백하여 스스로 돌아갈 데가 있는데, 가만히 듣자 옵건데, 한편 사람들이 그것을 가지고 떠들어대고 있다 하오니, 신은 참으로 그들의 속셈이 장차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엎드려 청하옵건대 순임금을 본받아 성효를 극진히 하시어 천륜의 중함을 보시고 휴가를 주신다면, 부대원들이 인효(仁孝)한 교화에 들어갈 것이요, 성상의 미덕도 만세에 빛날 것입니다. 신들은 외람되게도 성상의 은덕을 입어 호봉이 상병 4호봉까지 올랐습니다. 비록 극도로 이리석고 고루하여 무식하지마는 부대를 아끼고 나라에 몸바치려는 정성은 언제나 마음 가운데 간절합니다.

이제 의논을 드림에 당하여 만약 적은 목숨을 아껴서 품은 생각을 진술하지 않는다면, 중대장님의 넓으신 인덕을 저버리고 스스로 불충한 죄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중대장님께서 무식한 사람이라고 그 말을 버리지 마시고 재량하여 주신다면 신들이 비록 만번 죽더라도 유감이 없겠습니다.”

이에 중대장 답하기를

“들어 주기 어렵다는 뜻을 이미 다 일렀으니, 다시 번거롭게 알리지 말라.”

다음날 백관이 정청계사(庭請啓事)(주4)를 입계하였고, 같은 말로 병장 조덕겸이 상소를 올렸는데, 대개, ‘말년이 훈련을 나가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인심이 불안정해지고 분대가 내부에서 궤한되게 되니, 청원휴가를 보내 천하를 평온케하시라’는 것이었다.


중대장답하기를,

“너희들이 이제는 의론을 정지해야 할 것인데, 날마다 분요함을 일삼아 부대를 시끄럽게 하니, 이제 이 논의를 올리는 자를 중책하겠다. 다시는 간언하지 말고 돌아가 작업이나 하라.” 하였다.

 

 

주1 : 차자(箚子)는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약식 상소문을 말하는데, 당대의 바른 신하라면 의당 가져야하는 임금에 대한 엄청난 저자세를 감안하고 읽어본다면 그 형식과 내용에서 감히 현대 직장에서의 메신저에 비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2 : 추요는 꼴베고 땔나무를 하는 사람인데 추요의 말이라도 성인이 반드시 가려서 듣는다는 옛말이 있다.

주3 : 홍범의 구주를 의미함. 주나라 때에 대사마가 천하를 다스리기 위하여 만든 구법을 의미하기도 함. 결국 삼강과 구주는 도덕의 원칙들을 의미함.

주4 : 啓辭가 아닌 啓事임.




에.....말년에 유격을 빠지고 청원 쓰기가 몹시 빡셉니다.

아무려나 간만에 뵙습니다. 하루 하루를 허송하다 간만에 쓸데없이 긴 글을 써보자 하고 투닥거리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일단 농담을 쓰겠다고 생각은 했었습니다만 다시 읽어보니 재미는 고사하고 누가 읽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있어 후회가 막심할 따름입니다. 컨트롤이 되지 않으니 물량으로 승부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 그리고 위에 등장하는 계급을 제외한 이름은 일단 가명입니다. 그런게지요. 그런겝니다.

좋은 주말 되시길 빌지요.
by Tanzwut | 2007/03/30 19:37 | 잡문록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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